타이만/앙상블 스타즈!
[CoC/와타에이] 뽀뽀하게 해줘!
A.2
2018. 10. 1. 02:43
뽀뽀하게 해줘!
. . .
가을입니다.
무더운 날씨도 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지만 낮은 따뜻해서 놀기 딱 좋은 날씨입니다.
이런 날에는 놀러 가야 제격이죠.
마침 주말이겠다, 와타루와 에이치는 산책을 나서기로 합니다.


와타루의 말에 대답하며 웃습니다.
여름에는 이런 건 꿈도 못 꿨었는데 말이야, 그렇지?

밖에 나갔다간 녹아내릴 것만 같은 날씨였죠...
(상상만 해도 덥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자박자박.
낙엽을 밟는 소리가 길게 울려 퍼집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 공원은 산책하기에 꽤나 좋은 장소라는 생각을 합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에이치의 머릿속을 희미하게 스치는 의문이 있습니다.
대체 왜 아직까지도 와타루는 손을 잡아 주지 않는 걸까요?
미약한 의구심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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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어쩐지 와타루의 손이 잡고 싶어집니다.
모처럼 산책을 나왔으니, 연인의 손을 잡고 걷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그리 이상하지 않겠죠.
연인간의 자연스러운 충동입니다. 부자연스럽지도 않고요.
손을... 잡아 볼까요?

어라라.
어째서일까요.
와타루는 어색하게 웃으며 에이치의 손이 닿기 전에 재빨리 손을 주머니에 넣어 버립니다.
나 지금 거부당한 거야?
어쩐지 멍해진 에이치는 거부당한 손을 거둘 생각도 않고 와타루를 허망하게 바라봅니다.
Value: | 99/49/19 |
Rolled: | 76 |
Result: | Success |
대체 왜지?
왜일까요.
이때까지 아무 문제 없이 손을 잡았는데.
왜 손을 잡아주지 않는 걸까요.
심지어 피하기까지 했어...!
어쩐지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와타루는 여전히 아까의 그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살짝 놀란듯한 표정으로 와타루를 멍하니 바라봅니다.

횡설수설, 평소답지 않은 모습.
척 봐도 자연스러운 모습은 아닙니다.
도대체 어째서일까요.
산책을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에이치는 열심히 머리를 굴려봅니다.
앋 그그리고 저 잠깐 심부름 좀 다녀올게요 10분만!
Value: | 25/12/5 |
Rolled: | 26 |
Result: | Fail |

Value: | 20/10/4 |
Rolled: | 25 |
Result: | Fail |

화난 건 아니죠?





Value: | 60/30/12 |
Rolled: | 12 |
Result: | Extreme |
와타루의 얼굴을 빤히 살펴보던 에이치는,
어쩐지 그가 난처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챕니다.

Value: | 40/20/8 |
Rolled: | 38 |
Result: | Success |


그가 난처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는, 와타루를 떠보듯 이야기합니다.

(어색하게 웃습니다.)

그가 어색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는 와타루를 추궁하듯 말합니다.

말을 돌리는 와타루의 모습.
일련의 정보들을 종합한 결과, 에이치의 머리에 떠오르는 추측이 있습니다.
혹시, 사랑이 식었나......?
손 한 번 밀어낸 걸 가지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그래도 연인 사이인데!
상처를 안 받을 수는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머릿속에 생각을 정리하고는, 어딘가 이전과는 다른 어조로 이야기합니다.

왜 그러는지도 말해주지 않고,
손도 잡아주지 않고.
산책은 엉망이었습니다.
집을 나설 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완벽했는데.
에이치의 눈치를 살살 살피던 와타루가 조심스럽게 입을 엽니다.




여전히 무언가 마음에 걸리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합니다.
어쨌든 둘은 다시 집으로 향합니다.
길을 가던 중, 에이치가 다시 와타루를 살펴보면 얼굴에 미안함이 가득해 보입니다.
이럴 거면서 대체 왜 그랬던 걸까요?
에이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
천만 년 같은 시간이 지나고,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옵니다.
줄어든 말수 탓에 썩 환상적인 귀갓길은 아니었지만,
아예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닌 것 같으니 다행이네요.
그러나 집에 들어오자마자, 에이치는 어떠한 사실 하나를 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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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는 직접적으로 거부당한 탓에 제대로 느끼지 못했지만,
요 근래 와타루는 살짝 이상했던 것 같습니다.
찬찬히 떠올려보니,
스킨십을 거부한 건 이번만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듣기좋은 핑계를 대며 손을 거두어버리기 일쑤, 입을 맞춰주는 횟수도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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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와타루가 이상해진 건 5일 전 즈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혹시 이게 권태기라는 걸까요.
스킨십 하나 실패했다고 별의 별 생각을 다 한다 싶긴 하지만,
와타루가 제대로 설명해줬으면 이러지도 않았겠죠.
그러니까 이건 전부 저기서 안절부절하고 있는 애인의 탓입니다.
그 정도까지 생각을 마쳤을 무렵, 와타루가 요리를 하기 위해 부엌으로 사라집니다.
탱그랑, 찰각. 찰그락.
뒤적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네요.
기다리는 동안, 뭔가 해 볼까요?

익숙한 침실입니다.
깔끔하고 단정하게 정리된 것이, 와타루를 아는 다른 사람들이 보면 놀랄 것만 같아요.
눈에 띄는 것은 커다란 침대와...
그 옆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책상 정도입니다.

영수증 뭉치가 놓여 있습니다.

Value: | 28/14/5 |
Rolled: | 61 |
Result: | Fail |

Value: | 28/14/5 |
Rolled: | 19 |
Result: | Success |
영수증을 몇 개 넘겨 읽어보니,
와타루는 5일 전에 금은방에 다녀왔던 모양입니다.
금은방 이름과 날짜가 적힌 영수증입니다.
이외에는 식재료를 사온 것, 서점과 CD 판매점, 기차표...
딱히 쓸모있는 내용은 더 없어 보입니다.

와타루가 사용하던 서재입니다.
컴퓨터 책상과 책장 여러 개가 있습니다.
책상 위에 두어 권의 책이 올라와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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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훑어보면 3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책은 '연애의 발견' 이라는 내용의 평범한 책입니다.
훑어 볼까요?



Value: | 60/30/12 |
Rolled: | 88 |
Result: | Fail |
두 번째 책을 읽을까요?

여태껏 본 적 없던 희한한 문양이 그려진 책입니다.
상당히 얇고, 커버도 종이로 되어 있는 걸 봐서는 무언가의 설명서 같기도 하네요.
크기는 손바닥 정도로 작습니다.
책을 펼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떤 반지의 그림입니다.
치밀하게 세공된, 아름다운 큐빅이 박힌 반지는 그림 속에서 두 개가 나란히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커플링인 모양이에요.
반지 그림을 확인한 에이치는 아래에 쓰인 글을 발견합니다.
< 축복의 반지 >
[ 요즘 젊은 연인들 사이에 유행하는 축복의 반지는 어떤 사람에게는 기적을 안겨주기도 한다.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이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들을 이루어준다는 이 반지는 사실 소원을 들어주는 반지가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엉뚱한 기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 ]


자세히 보니,
축복의 반지에 대한 글이 써 져 있는 부분이 어딘가 이상합니다.
원래부터 책에 인쇄된 게 아니라, 누군가 교묘하게 스티커라도 붙인 듯한...

Value: | 60/30/12 |
Rolled: | 30 |
Result: | Hard |
에이치는 페이지의 뒷면에 빛을 비춰, 원래의 글자를 읽어내는 데 성공합니다.
< 사악한 풍요의 축복 >
[ 오로지 번식을 위해 만들어진 이 반지는 소지자에게 자식이라는 풍요를 안긴다. 반지의 소지자는 아주 가볍고 간단한 접촉만으로도 성별에 관계없는 임신을 시키거나, 임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손을 잡거나, 입맞추는 것으로도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혁명이다. 반지 소지자는 꿈으로 어렴풋이 반지의 진실을 보게 된다. 귀한 젖이 극소량 첨가된 이 반지는 아이를 갖지 못하는 자들에게는 곧 축복이 될 것이고… … ]
이상의 내용을 확인한 에이치는 비현실적인 내용에 기분이 꺼림칙해집니다.

Value: | 99/49/19 |
Rolled: | 33 |
Result: | Hard |
쓸만한 걸 다 확인한 것 같네요.
서재에서 나가려던 에이치는, 이내 책 두 권의 아래에 깔려 있던 작은 열쇠를 발견합니다.
어디에 쓰는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이제 어디로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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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세베리아, 행운목 따위의 화분이 가지런히 놓여져 있는 베란다입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바깥 풍경은 여전히 예쁘고,
바람도 선선하여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에이치는 4분간 바깥을 바라보며 멍을 때리게 됩니다...

얼마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요.
부엌 쪽에서 당신을 찾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어쩐지 본능적으로, 지금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Value: | 40/20/8 |
Rolled: | 34 |
Result: | Success |
몇 번 당신을 부르던 목소리가 이내 사그라듭니다.
집 안을 마저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TV가 틀어져 있는 깔끔한 거실입니다.
벽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소파와 인테리어용 액자, TV용 탁상 등이 눈에 띕니다.
탁상 위에는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고, 인테리어용 액자에는 와타루와 함께 찍은 사진 등이 가지런히 걸려 있습니다.


욕실로 이동하는 당신의 뒤로,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목소리가 들려 옵니다.
'뽀뽀해! 뽀뽀해!' 하며 다른 출연자를 몰아가는 밉살스러운 목소리.
남은 뽀뽀를 하고 싶어도 못 하고 있는데!
이렇게 된 이상 꼭 스킨십을 해야겠다는 기묘한 오기가 생깁니다.
...욕실.
두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욕실입니다.
샴푸와 린스, 바디워시 등이 잘 정리되어 있고 거울은 말끔합니다.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한 세면대와 텅 빈 욕조.
수납함 안에는 여러 색의 수건과 갖가지 목욕용품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어쩐지 보송하게 씻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꼭 씻고 싶은 기분이에요!

보송보송해졌습니다.
아직 와타루는 요리 중인 것 같습니다...

와타루가 분주하게 요리를 하고 있는 주방입니다!




말을 하며 조용히 와타루의 곁에 가까이 다가갑니다.

미리 보면 놀라움이 사라진다구요!

Value: | 40/20/8 |
Rolled: | 92 |
Result: | Fail |

Value: | 40/20/8 |
Rolled: | 38 |
Result: | Success |

아무리 저라도 조금 부끄럽답니다...~?


작게 웃어 보인 와타루는 다시 요리에 열중합니다.
이제 부엌을 살펴보면 될 것 같습니다.
냉장고, 선반, 그릇장, 식탁 정도가 눈에 띄네요.

와타루가 준비해 놓은 수저와 그릇, 잔이 예쁘게 놓여 있습니다.
와인도 한 병 놓여 있네요.

말끔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함께 사 모은 장식들과 미니 화분, 액자 같은 것들.

졸업식 날 함께 찍었던 사진입니다.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입니다.

딸각딸각.
어라. 그릇장은 잠겨 있습니다.

마침 딱 맞는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
열어 볼까요?

그릇장 안에는 반지 케이스가 하나 들어 있습니다.

어쩐지 꺼림칙한 느낌을 폴폴 풍기는 케이스 안에는, 아름답게 세공된 반지 한 쌍이 들어 있습니다.
당신과 와타루의 손에 꼭 맞을 것 같은 사이즈.
하지만... 끼고 싶지 않은 강렬한 기분이 듭니다.
이대로 껴 버리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나 버릴 것만 같은, 그런 기분.
일단은 가지고 있는 게 좋을까...?

이제 무엇을 할까요?

냉장고 안에는 케이크 상자가 있습니다.
꽤 유명한 빵집의 로고가 그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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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상자를 빤히 바라보던 당신은,
그러고보니, 기념일이 내일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을 작게나마 떠올립니다.

냉장고 문이 닫힙니다.
요리가 끝난 걸까요? 와타루가 당신을 부릅니다.


(와타루의 목소리를 듣고, 식탁으로 향합니다.
식탁 위에는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들이 이것저것 맛깔나게 차려져 있습니다.
나름의 사과 표시인 걸까요.
와타루가 식탁에 앉아 당신을 바라보며 머쓱하게 웃습니다.

머쓱하게 웃는 와타루를 보고서, 낮에 괜히 민감하게 반응한 건가 싶어 그에게 감사를 전하듯 부드럽게 웃습니다.

식기 전에 어서 드세요! 식사가 끝나면 홍차라도 타 드릴 테니까.

조용한 분위기 속에 수저가 부딪히는 소리만이 작게 울립니다.
요리는 맛있습니다. 와타루가 준비한 와인과도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려요.
완벽한 저녁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머니 속에 있는 그 반지 케이스의 존재만 제외하면요.

주머니 속의 반지 케이스가 생각나, 식사를 하다가 조용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와타루에게 묻습니다.

아까 말했지만 감기 기운도 있고, 조금... 이상한 꿈을 꿔서 기분이 이상했을 뿐이니까.


(어쩐지 붉어진 얼굴로 시선을 피합니다.)
뭔가 부끄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민망해하는 것 같기도 한 모습입니다.

붉어진 와타루의 얼굴과 민망해 하는 듯한 그의 표정에 의아해합니다.

더 떠보아도 대답은 해주지 않을 것 같죠.
이럴 땐 직구가 최고인데.

잠시동안의 침묵 뒤에, 큰 결심을 한 듯이 반지 케이스를 꺼내 식탁에 올리며 와타루에게 묻습니다.

반지네요. 며칠 전에 제가 산!




그, 반지를 산 이유는 별 것 아니고. 내일이 100일이니까요. 에이치에게 선물로 주려고 했던 것 뿐이에요.


...혹시나 하긴 했지만. 저, 아직도 에이치를 좋아하니까요. 그런 생각은 하지 말아요.
낮에는, 음, 으으음.......


아, 저.
말해 드릴 테니까,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실은... 하아.......
반지, 반지 말이죠. 네.
내일이 100일이니까, 선물을 주려고 했을 뿐인데.


하아.
후....


반지를 산 뒤로 계속... 같은 내용의 꿈을 꿨어요.
(갈 곳 잃은 시선이 공중을 방황하다가 결국 아래로 떨어집니다.)
그러니까, 음...
제가 생각하기에도 이상하긴 한데,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면 저 상처받을 거니까요.


꿈에서요. 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에이치가 임신하는 꿈을...
아뇨, 그러니까. 그, 막.
이상한 거 알고 있는데요, 그게.
손만 잡았는데도 임신을 했다거나, 뭐 그런 내용의 꿈을 계속 꾸는 바람에...

아니... 네... 미안해요,.......제가 괜히.
(급기야 고개를 푹 숙여 버립니다.)

그러니까, 음... 으음... 일단 나는 남자고, 그리고......
... 그리고... 나는 와타루와 나 사이의 아이,라면 아무래도 괜찮은걸...?
고개를 푹 숙인 와타루의 얼굴을 어떻게든 보기 위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말을 이어나갑니다.

물론 아이라면 오히려 좋은 쪽이지만, 에이치에게 말도 없이 그런 꿈을 꾸고...
으으윽. 정말이지 제정신으로 당신을 쳐다볼 수가 없어서...

...그리고, 와타루가 아이라면 오히려 좋은 쪽이라고 해주다니, 나는 오히려 그 말이 기뻐. 그만큼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잖아?
설마 와타루한테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줄이야... 정말 상상도 못 했는데.
에이치는 어떻게 보면 이 상황이 재미있기라도 한 듯 합니다.

아까도, 솔직히 말해서 손 잡고 싶었는데...

에이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와타루의 손을 덥석 잡습니다.

에이치?
저기, 손 잡아도 괜찮은 건가요?




이건,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거겠죠......?







정말 얼마만의 키스인가요.
와타루에게 입을 맞춘 에이치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었습니다.
입맞춤에 성공했다는 사실은 기쁘지만, 어라...
어쩐지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은데요.
순식간에 당신은 정신을 잃고 기절해버립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네요.
겨우겨우 눈을 뜬 당신이 있는 곳은 병원입니다.
익숙한 하얀 천장과 약냄새, 링거 바늘 등... 굳이 서술하지 않아도 알만한 것들.
당신의 눈앞에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한 와타루가 서 있습니다.



그 전의 일은 기억 나시나요? 어딘가 이상한 곳은?


실은 당신이 정신을 잃은 동안, 의사 분들이 오셔서 이것저것 검사를 하고 가셨는데 말이죠.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당신이 임신했다는 진단을... 들었답니다?


반지, 혹시 계속 에이치가 들고 있었나요?


아무리 그래도 남자끼리니까,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어도 괜찮나요, 정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봅니다.

고마워요. 정말로 사랑한답니다, 에이치!
(희미하게 웃으며 팔을 뻗어서는 당신을 끌어당겨 안았습니다.)

어쩌다보니 아이를 가지게 됐어요.
어쩌면 마음 속에서 바라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너와 나의 아이.
이제 꿈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되었네요.
그런데... 이게 좋은 걸까요?
모르겠지만, 뭐.
일단 바라는 대로 되었으니까요.
그거면 된 거 아닐까요.
여전히 당신들은 사랑하고 있고,
열 달이 지나면 당신들을 쏙 닮은 아이도 태어나게 될 텐데.
무슨 문제가 있겠어요!
이때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당신들은 서로 사랑해 마지않는 연인일 테니까요.
이거면 된 거 아닐까요.
이 정도로도 괜찮을 것 같죠.
돌아가면 홍차를 타 달라고 해야지,
그래서 와타루가 준비한 케이크와 함께 먹는 거야.
기분 좋은 이야기를 나누며, 당신들은 차츰 따스하고도 행복한 기분에 젖어듭니다.
기묘한 해프닝이기는 했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해피 엔딩... 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분 좋은 바람이 뺨을 간질입니다.
어쩐지, 앞으로는 즐거운 일들이 잔뜩 일어날 것처럼요.
Ending 4. 『임신이요? 여기서요?』